[ 빛 ]
- 페터 알베르트 루도비코 빌링 신부
옛날 옛적에 성냥이 하나 있었다. 어느날 성냥이 찾아와 초에게 말했다.
"얘, 나는 너에게 불을 붙일 임무를 띠고 왔단다, 준비는 다 되었니?"
초는 깜짝 놀라며 말했다.
" 뭐라고, 네가 나에게 불을 붙이겠다고? 안돼, 제발 그러지 마!
그러면 내 목숨은 끝나는 거야. 그렇게 되면 아무도 내 아름다움을 감상할 수 없게 돼."
그러자 성냥은 고개를 저었다.
"그래, 넌 영원히 살고 싶은 거니?
너는 일생동안 네 몸에서 아무것도 남에게 주지 않고 딱딱하고 싸늘하게 남아 있겠다는거니?"
그러자 초가 대답했다.
"불이 타면 고통스러워, 그리고 내 힘도 다 없어질꺼고! 그리고 마지막에는 내가 통째로 없어져버리고 말꺼야!"
"그야 물론 맞는 말이지."하고 성냥이 대답했다.
" 그러나 그게 바로 너라는 존재의 신비야. 바로 너의 소명이란 말이야.
불을 붙이는 것은 내 소명이고 불에 타는 것은 너의 소명이야.
너와 나, 즉 우리 둘은 빛을 내보내도록 불림을 받은 거라구.
너는 초니까 빛을 내고 따스함을 전해주어야 하는 거라구..."
한참 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다가 성냥이 말을 이었다.
"불이 탈 때 네가 느끼는 모든 고통은 빛과 따스함으로 변하는 거야.
네가 타들어갈 때 네가 없어져 버리는 것이 아니야. 다른 것들이 너의 빛을 계속 전해 줄거고,
다른 것이 너의 따스함을 계속해서 전해 줄거야.
그러나 네가 계속 거부를 하면 너는 차고 뻣뻣한 채로 그냥 남아 있게 될 거야!"
그러자,
아무말없이 묵묵하게 듣고 있던 초가 마침내 심지를 치켜세우고 희망에 차서 말했다.
"아, 이제 준비가 다 되었어, 자 불을 붙여 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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