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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하는 과정이 중요하다

오성우 2015. 10. 17. 22:09

오늘(2015년 10월17일, 토요일 오후6시20분~7시30분) 달그락달그락에서는 부모세대의 어른과 청소년세대의 청소년들이 몇 가지 주제를 갖고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다. 세대 간 토론을 위해 비정상회담 이라는 TV 프로그램의 형식을 차용하였다.

이 날 나왔던 주제는 총 3가지였다. 주제는 참여자들로 하여금 자유롭게 고민하고 있는 문제를 포스트잇에 쓰게 한 후 그 중 3가지를 자유롭게 선택하였다.

첫 번째 주제는 “청소년들이 자신의 비밀을 부모님께 말하는 것이 비정상인가? 정상인가?”였고, 두 번째 주제는 “청소년의 선택(예: 학교를 자퇴하는 것)을 부모님이 받아들여주고 이해하는 것인 정상인가? 비정상인가?”였으며, 세 번째 주제는 “부모님이 자녀를 양육하면서 엄하게 훈육했던 것에 대해 자녀에게 사과를 했는데, 자녀가 종종 그 일을 이야기하는 게 정상인가? 비정상인가?”였다.

하나같이 주제들은 깊이가 있었고, 토론 과정 안에서 어른 세대와 청소년 세대는 여러 가지 의견을 주고 받으며 조금씩 조금씩 상대방의 세대를 이해하고 있는 것 같았다.(물론 여전히 어떤 이들은 상대방 세대의 어떤 의견에 동의하지 못한 경우도 있었겠지만.)

비정상회담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어떤 청소년은 울컥해서 울기도 하고, 그 청소년에게 또 다른 청소년과 어른들이 힘내라며 응원을 해주기도 했다. 또 어떤 청소년은 부모 세대의 한 어른께 하나의 영상을 만들어 드리겠다고도 한다. 그 어른 자녀의 입장에서 서서 두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영상을 만들어보겠다는 것이다. 부모님의 마음을 알게 된 사례를 말하면서 부모님의 사랑을 다시 한번 생각해보았다는 어른도 있다.

사실 오늘 비정상회담에서 결론은 없었다. 어떤 이들은 마음이 후련해져서 집으로 돌아가기도 했겠고, 어떤 이는 마음 한 켠에 여전히 풀리지 않는 무언가를 갖고 돌아갔을 수도 있다. 그런데 중요한 건 우리가 함께 세대 간 이해를 위한 소통의 과정에 있었다는 것이다. 여전히 풀리지 않는 숙제가 있을 수도 있고, 답을 찾았을 수도 있지만, 그 보다 더 중요한 건 우리가 성찰하는 과정에서 세대 간 소통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아마도 이런 소통의 과정과 과정들이 모인다면, 언젠가는 우리가 진짜 찾고자 하는 그 답에 조금은 가까이 가 있지 않을까? 아니 어쩌면, 그 답에 가까이 간다는 것은 바로 소통의 과정 그 자체에 있는 것은 아닐까?

이렇게 청소년 세대와 부모님 세대가 함께 모여, 툭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시간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 그런 자리들이 더 많았으면 좋겠다. 많이 만나서, 대화하고, 울고 웃는 사이에 각 세대들은 조금씩 조금씩 그렇게 서로를 이미 이해하고 있지 않을까?

소통의 과정이 중요하다. 소통의 과정은 나를 성찰하게 하고, 그 성찰을 통해 나는 통찰을 얻게 된다. 그 통찰은 결국 내가 처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시초가 된다. 그런데 문제해결의 시작 역시 소통의 과정이다. 지금 바로 소통을 시작하다. 그 과정이 가장 귀하고 아름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