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특별했던 달그락 청소년자치기구 임원 임명식
“진짜 달그락 자치기구 임원 모두에게 임명장을 줄 수 있을까? 그리고 임명장 받는 임원 모두에게 각오사 한 마디씩 듣는다면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지 않을까?”
“모든 달그락 청소년자치기구의 회장과 직책을 맡은 임원들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고, 각오사를 말하게 함으로써 스스로에게 책임감을 부여하고, 당일 행사에 참여한 회원들에게도 이런 임원들의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임원 역할의 중요성을 알리고 싶어”
4월 진행된 달그락 대표자회에서 뜨거운 논쟁이 벌어졌다. 5월에 있을 달그락 청소년자치기구 임원 임명식과 각오사 행사 진행에 대한 내용이었다. 몇몇 청소년 자치기구 대표들의 회장만 임명장을 받고, 나머지 임원들의 임명장은 행사 마치고 나누어줘도 되지 않겠냐는 의견과 권성주 대표자회 회장 및 또 다른 자치기구 대표들의 원래 계획대로 하는 게 좋겠다는 의견이 팽팽히 맞섰다. 이 뿐 아니라 각오 한 마디를 하는 것에 대해서도 좀처럼 의견이 모아지지 않았다. 시간 관계상 각 자치기구 대표만 각오를 듣자는 의견과 계획대로 모든 임원들의 각오를 듣자는 의견으로 갈라진 것이다. 약 30여분의 치열했던 논의 끝에 시간이 조금 걸리더라도 한 번 해보는 데까지 해보자는 것으로 의견이 모아졌다. 1년에 한 번 하는 것이니, 원래 계획대로 모든 임원들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고, 짧게 한 마디씩 각오를 듣기로 했다. 임명장을 만들 사람, 각 자치기구 임원 소개 PPT를 제작할 사람, 명함 디자인을 할 사람 등을 정하고 나서야 대표자회의에 참여했던 청소년들의 상기된 얼굴이 다시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이 안건은 이 날 대표자회의 몇 가지 안건 중 가장 오랜 시간이 걸렸던 주제였다.
어렵게 합의를 끌어냈던 것과 달리 준비를 하면서 몇 가지 어려움이 있었다. 달그락 청소년자치기구 임원 임명식을 준비를 맡았던 청소년들이 학교 1차 고사 시험 기간과 겹치면서 연락이 되지 않은 것이다. 함께 준비했던 나로서는 당황이 되었지만, 조금 더 기다려보기로 했다. 상대적으로 시험이 조금 빨리 끝났던 청소년경제자치기구 ‘청소년 상상 셀러’ 정소영 회장과 함께 임명장 양식을 만들었다. 임명식 당일 사용할 PPT 화면은 달그락 청소년 방송국 DYBS의 한민영 회장이 4월 대표자회의 당일 날 만들어 놓아서 한시름 덜었었다. 각 자치기구의 임원 명단과 조직도는 SNS 단체방에서 차례대로 받으니, 임명식 며칠 전에 해야 할 일은 다 마무리가 되었다. 각 자치기구 대표들의 명함을 제작하는 건 디자인까지는 완료되었지만, 조금 더 수정이 필요하여 미루기로 결정했다. 치열했던 회의 과정과 결정 후 찾아왔던 준비 과정에서의 소소한 어려움도 이렇게 청소년들이 스스로 해결해나가고 있었다.
임원 임명식이 있었던 5월 2째 토요일 달그락은 유난히 더 바쁜 것 같았다. 각 자치기구들의 회의와 프로그램 등이 달그락 곳곳에서 진행되었고, 어떤 자치기구는 근처 까페로 자리를 옮겨 회의를 진행하기도 했다. 그렇게 몇 시간이 흘렀을까 모든 회의와 모임들이 끝난 늦은 오후 드디어 달그락 청소년자치기구 연합회의가 시작되었다. 100여명 내외의 청소년들이 모여 권성주 회장에게 집중한다. 서로의 근황을 나눈 후 5~6월 함께 진행할 연합 활동들에 대한 결의를 했다. 또 그렇게 1시간이 흘렀다.
이제 대망의 임원 임명식과 각오사 시간이 되었다. 권성주 회장이 임명식과 각오사 활동의 취지와 목적에 대해 설명한 후, 바로 우리가 준비한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차례대로 달그락 청소년자치기구 임원들을 무대 앞쪽으로 나오게 하여 임명장을 수여했다. 그리고 각오 한 마디를 이야기하게 했다. 회의 때 예상 했던대로 시간이 다소 오래 걸렸다. 하지만 아르바이트나 학원 시간이 다되어 가야했던 일부 달그락 청소년들을 제외하고, 70여명 내외의 청소년들이 끝까지 자리를 지켰다. 김이주 달그락 청소년 대표자회 부회장은 아르바이트 시간이 다 되어 각오사를 녹음해놓고 갔고, 그것을 각오사 시간에 틀어주기도 했다. 각오사를 말하는 임원 청소년과 당일 참여한 달그락 청소년들의 얼굴은 진지했고, 사뭇 비장해보이기까지 했다. 행사를 다 마친 후, 정건희 소장님께서는 많은 시상식 등을 다녀봤지만, 50명 이상에게 임명장을 주는 이런 임명식은 처음 봤다며, 임명장 수여할 때 인사하려고 허리를 계속 굽히느라고 허리가 아팠다고 웃으시며 말씀하신다.
때로는 진지하게 때로는 함께 웃으며 임명식이 흘러갔고, 준비했던 프로그램은 회의에서 우리가 우려했던대로 약 30분 이상 더 소요되었지만, 많은 달그락의 청소년들이 끝까지 자리를 함께 해주었다. 달그락의 임원들이 단순히 임명장을 받기 위해 이 자리를 끝까지 지켰던 것일까? 아니면 우리 자치기구의 임원들이 임명장 받는 것을 보기 위해서였을까?
글쎄, 정확하게는 모르겠지만, 임명식의 모든 과정과 그날 현장에 있었던 나의 느낌은 이랬다. 시간은 다소 많이 소요되었지만, 형식적으로 진행하는 임명식이 아니라, 내용을 채운 실질적인 임명식이 되기 위해 노력했던 진심이 이 날 온 청소년들의 마음에도 전달되었던 건 아닐까!
달그락의 조금 특별했던 자치기구 임원 임명식과 각오사는 앞으로도 전통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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