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달그락마을방송 시즌3의 마지막 방송날입니다. 원래는 매월 4째주 금요일에 진행되어야하지만, 지난 주 폭설로 인해 한 주를 연기해서 오늘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마을방송은 매월 꾸준하게 군산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올 한 해 청소년과 기성세대 사이의 이해를 높이기 위해 노력했던 십대와 꼰대의 이번달 이야기 주제는 중학생, 고등학생, 40대가 바라 본 2022년 주요 이슈 베스트3입니다. 게스트들이 골라온 주제가 모든 사람들을 대변하진 못할 수도 있지만, 이들의 이야기는 각 세대를 깊이 이해하는 한 조각임에는 틀림없습니다. 올 해 16세인 눈맞춤 작가단의 대표 김채원 청소년은 가장 중요했던 일로 대한민국 월드컵 16강 진출을 꼽았습니다. 채원 청소년은 자신이 태어나기 전인 2002년에 있었던 대한민국 월드컵 4강의 환희가 궁금했는데, 이번 16강 진출을 통해 조금이나마 그 기분을 느껴봤다고 합니다. 올 해를 마지막으로 내년에 스무살이 되는 오로라 애니메이션 자치기구 대표 정민지 청소년은 대한민국의 소통을 멈추게 했던 카카오데이터 센터 화재를 1위로 꼽았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진로와 매우 관련 있는 AI 그림사이트를 2위로 선정하면서 AI가 디자인 분야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것을 느꼈다고 하네요. 어느 40대는 대한민국 정치와 참사, 인기리에 종영된 드라마에 대한 내용들을 베스트로 선정했습니다. 올 해 십대와 꼰대를 진행하면서 어땠는지에 대한 소감을 묻는 질문에 민지 청소년은 많은 이들이 방송을 보고 재미있었다고 해줘서 좋았다고 했으며, 채원 청소년은 시청자 입장에서 말하겠다고 운을 띄운 후 방송 출연을 위해 사전에 진행된 십대와 꼰대를 보고 개성 넘치고 내용이 재미있다는 생각을 했다고 대답합니다.
매번 우리들에게 감동과 삶의 지혜를 주는 영미의 인생가게 12월 주인공은 수복젓상회의 이종남 사장님이었습니다. 대를 이어 전통 방식 그대로 수복만의 양념 비법으로 젓갈을 담가 오랜 세월 손님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수복젓상회는 올해로 25년째 군산공설시장에서 젓갈을 판매하고 있었습니다. 수복젓상회가 있기 까지는 50여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했습니다. 당시 군산 앞바다에서 싱싱한 수산물을 잡으셨던 이종남 사장님의 시아버지는 첫 배의 이름을 ‘수복호’라 지었고, 수복호에서 잡아 온 생선으로 시어머니는 젓갈을 담그셨다고 합니다. 어머니 밑에서 직접 발품 팔아 배운 젓갈 담는 비법이 지금의 수복젓상회를 있게 했다고 하네요. 이제는 사장님의 아들까지 나서서 전국 각지 배송을 위한 ‘수복 유통’을 운영하고 있다고 하니, 어쩌면 수복젓상회는 오래 사는 복이라는 뜻의 ‘수복’처럼 3대에 걸쳐 군산 현지인들에게 인정받고 전국으로 뻗어나가는 복을 누리고 있지 않나 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어떤 인생가게가 되고 싶은지에 대한 질문에 이종남 사장님은 항상 청결하고 맛있는 젓갈집으로 남고 싶다고 말합니다.
“사랑 사랑 사랑 내 사랑이로다~” 판소리의 한 소절로 로컬플레이어 코너의 포문을 힘차게 연 주인공은 문화예술공간 ‘아우라’의 김사랑 대표님이었습니다. 국악, 미술, 샌드아트와 같은 문화예술을 하는 사람들이 모여있는 아우라의 의미는 후광이 비치고 에너지를 발산하는 곳이라고 합니다. 여기에서는 주로 문화예술 공연의 기획과 진행이라든지 관련 교육을 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올 해 가장 기억나는 활동으로 아우라에 소속된 어린이들이 KBS 국악한마당에 참여한 것을 꼽으며, 특별히 지역 안에서 문화예술을 하는 어린이 청소년들에게 많은 관심과 응원을 부탁한다고 말하는 대표님에게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습니다. 자신도 방과후 수업을 통해 전가(시조창)를 경험했고, 이후에 수상 등의 긍정적 경험들이 현재의 자신을 있게 했던 것입니다. 지방에서 문화예술을 통해 경제활동을 하며 살아간다는 게 어떤지를 묻는 사회자의 질문에 김대표님은 이렇게 말합니다. “쉽지 않지만 내가 발품을 팔고 열심히 한만큼 기회들은 분명 존재합니다. 저 역시 교육, 강의 등 많은 일을 하고 있고요. 그리고 어려움이 있을 때는 주변 사람들에게 도움을 요청해보세요.” 흥보가 중 화초장 한 대목을 멋들어지게 부르면서 관객들에게 추임새를 요청하며 소통을 한 김대표님은 팍팍한 삶과 사회를 예술을 통해 승화시키고 싶다는 자신의 포부를 끝으로 방송을 마쳤습니다.
마을이슈 따라잡기에서는 올해 말랭이마을에 자리 잡은 독립출판사 ‘봄날의 산책’ 박모니카 대표님과 생애 첫 에세이를 출간한 이정숙 작가님을 초대했습니다. 원래 봄날의 산책을 만들었던 목적은 주로 글쓰기를 위한 것이었는데, 이후에 이 공간은 출판 뿐 아니라 지역주민 및 군산시민들과의 소통의 장이 되었습니다. 올 해 4월부터 현재까지 매월 말랭이 마을의 여러 상주 예술가들과 함께 동네 잔치를 진행했습니다. 또한 봄날의 산책에서는 지역 작가를 초대하여 이야기를 주고 받는 정담 프로그램과 시낭송 잔치, 어린이 대상 동시 대회를 마을 안에서 열기도 했습니다
이정숙 작가님의 책 <1도를 찾아볼까요?>는 암투병 이후 자신의 삶과 일상에 대한 내용들이 담긴 에세이였습니다. 글쓰기 연습을 하면서 탄생한 결과물들이 묶여져 책까지 나오게 되었다고 말하는 이작가님은 글을 쓰면서 자신에게 울림을 주는 메시지가 있었다고 했습니다. 그녀는 글쓰기를 하면서 몸의 온도 뿐 아니라 마음의 온도까지 올리는 소중한 경험을 했다고 말했습니다. 박모니카 대표님에게 글쓰기는 나를 살아있게 하는 도구였고, 이정숙 작가님에게는 과거와 현재가 만나 삶이 발효되는 과정을 표현하는 것이었습니다.
마지막 방송 뿐 아니라 올 해 내내 달그락마을방송에는 사람들의 과거와 현재가 넘나들고 연결되면서 사람 냄새 나고 살아 숨쉬는 이야기들이 풍성히 넘쳐났고, 그건 오늘과 미래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알게 모르게 힘을 주었던 것 같습니다. 십대와 꼰대를 보며 상대방을 더욱 이해할 수 있었고, 영미의 인생가게 주인공에게서는 삶의 지혜와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지에 대한 방향성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로컬 플레이어에 출연했던 청년들의 열정은 보는 이들로 하여금 자연스레 가슴 뛰게 했고, 나도 해볼 수 있다는 힘을 주었던 것 같습니다. 마을의 내밀한 사람과 공간의 이야기였던 마을이슈 따라잡기를 통해서는 내가 속해 있는 공간에 대한 신뢰를 높일 수 있었습니다. 2022년의 방송은 오늘로써 마무리되어 아쉽지만, 새롭게 시작되는 시간에 우리를 또 한번 행복하게 할 어떤 이야기들이 나타날지 기대를 해보면서 올 한 해 달그락마을방송을 시청해주시고 사랑해주신 모든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고맙습니다. 그리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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