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한반도의 주민에게 '불행'은 생존에 유리한 조건이었으며, 행복한 성격의 주민은 생존에 실패해왔다"고 말한다.(54쪽) 사방이 적으로 둘러쌓인 지정학적 위치와 좋지 않은 지형과 기후환경 및 끊임없는 외부로부터의 침입으로 인한 불안 DNA가 지금까지 내려온 것 아니겠냐는 해석이 재미있다. 저자는 한반도의 역사를 내적으로는 처절한 생존의 역사, 외적으로는 언제나 중국에 멸망당할 가능성을 걱정해온 역사라 표현하기도 한다.(74쪽) 한국인이 무속적인 이유는 '우려하는 습관'에 기인한다는 설명도 있다.(66쪽)
그런데 오히려 그런 불안, 걱정이 다양한 식문화를 만들어 냈고(책 표지에 양파가 그려진 이유와도 연결됨^^), 외적이 쳐들어왔을 때 민족이 하나되어 적을 물리쳤다. 이를 두고 저자는 평시의 한국인은 평범함을 거부하고 전시의 한국인은 특별함을 거부한다(=남들보다 희생적이면서 누구보다 조용한 존재가 되려고 한다)고 말하며 "한국인의 선조가 한반도에 사로잡힌 탓에 얻은 특질을 천박한 숭고함, 숭고한 속물"이라는 재미있는 표현을 쓴다.(141쪽)
프롤로그(5쪽)에서 저자는 한국인은 국가와 이웃을 일회용품으로 남용하는데서부터 집단적 위기 앞에서는 결집하고 희생하는 동력의 근원까지 다양한 자기중심성을 지닌 존재라고 표현한다. "극렬한 이기심과 이타심의 공존"이라는 표현을 보며 나는 '어떻게 하면 우리들이 조금 더 함께하는 마음이나 이타심과 관련된 자기중심성으로 옮기는(옮길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어제까지 1부 한반도에 사로잡히다와 2부 민족의 탄생을 읽었고, 오늘은 3부 민족성의 탄생을 읽기 시작했다. 3부도 꽤나 흥미롭다. 새로운 관점, 기존에 생각하지 못했던 지점들이다. 왜 우리 한국인은 '끝없는 불만'을 갖게 되었는가? 그 이유를 조선시대부터 찾아 설명하는데 재미있다^^ 그런데 또 한편 이 불만은 한국이 아시아에서 민주주의에 가장 성공한 나라가 되는 열기를 제공했다는 저자의 말.(233쪽) 나는 이 불만을 자기 표현이나 참여로 표현하고 싶은데, 더 중요한건 어떻게 하면 이 불만을 성숙하게 표현하게 할 것인가! 그리고 그에 따른 동력을 공동체의 이익을 위해 어떻게 잘 사용할까를 고민하는 것이라고 생각해본다.
2부 민족의 탄생에 나온 "원칙은 비현실적으로 느껴지나 정작 필요한 순간이 오면 의외로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188쪽)"는 문장과 3부 민족성의 탄생에서 "조선에서 권력자는 민중을 위해 존재해야 한다는 원칙의 덫에 갇혀 있었다."(235쪽)는 문장을 보면서는 '원칙'의 중요성과 이 원칙을 공동체가 잘 만들어가야 한다는 생각을 해보게 되었다. 원칙은 중요하지만 사람(존재)을 위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늘 성찰하고 고민하고 필요하다면 더 나은 방향으로 바꾸어나가기도 해야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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