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6월7일(화) 오전에 아내로부터 할아버님(장조님)이 위독하시다는 얘기를 전해들었다.
나와 아내는 일을 마친 후, 보령 아산병원으로 향했고, 오후8시경에 할아버님을 뵈었다. 할아버님께서는 거친 숨을 몰아쉬고 계셨고, 눈을 거의 뜨지 못하셨다. 그런 할아버님을 보며, 아내는 눈물을 보였다. 아마도 약 38년간 할아버지와 함께 했던 시간들이 아내의 기억 속에서 스쳐지나갔으리라. 아내는 할아버지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해드렸다. 사실 나는 할아버지, 할머니의 깊은 사랑을 받고 자라지는 못한 것 같다. 그러나 아내는 할아버지와 아내가 태어날 때부터 자라는 시기 동안 쭉 함께 했기 때문에 그 정과 사랑이 각별했을 것이다.
처남과 처형들에게 최근 할아버님의 행적들에 대해서 들을 수 있었다.
95세의 고령임에도 불구하고, 손수 모내기에 참여하셨다고 한다. 물대기 등에 참여하셨고, 논을 돌아보시면서 참 좋다고 하셨다고 한다. 그리고 모내기가 다 마쳐진 그 날 할아버님께서는 병원에 입원을 하셨다.
나는 사실 할아버님을 뵌지 약 15년 밖에 안 되었고, 할아버님에 대해 깊이 알지는 못한다. 다만 할아버님을 종종 뵙거나 아내와 아내의 식구들에게 할아버님에 대한 이야기를 들음으로써 알 뿐이다.
할아버님께서는 일평생 자식을 위해 사셨고, 자신의 맡은 바 농사 일에 충실하셨다.
할아버님이 가지셨던 그 사랑과 일에 대한 충실함은 내가 꼭 배워야 할 점이며, 죽는 그날까지 기억해야 할 부분이다.
할아버님을 중환자실에서 뵙던 그 때, 아내가 이런 얘기를 했다. "우리 할아버지 너무 열심히 일해서 손톱, 발톱도 없어"라고...
그 말이 왜 이렇게 애잔하고, 마음이 찡하던지... 나 역시 눈물을 훔쳤다.
할아버님이 가지셨던 자식과 손자들을 향한 그 사랑, 자신에게 주어진 일에 끝까지 최선을 다했던 그 책임감은 우리들에게 평생 남아서 회자될 것이다.
이제는 고인이 되신 할아버님을 뵈러 장례식장으로 가야할 시간이다.
할아버님을 우리의 기억 속에 더 꾹꾹 눌러 담고, 추억으로 간직해야 할 시간이다.
할아버님과 가족들에게 하나님의 평안이 있기를 진심으로 기도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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