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꿈 활동 스토리

[익산신문 칼럼, 2025년 3월28일자] 함께하는 순간 변화는 시작된다

오성우 2025. 3. 28. 20:45

【익산칼럼】함께하는 순간 변화는 시작된다 | 익산신문

 

[익산신문] 【익산칼럼】함께하는 순간 변화는 시작된다

‘세상에서 가장 긴 행복 탐구 보고서(원제 The Good Life)’(로버트 월딩거·마크 슐츠 지음)에서는 약 85년 동안 하버드 대학에서 연구한 결과를 바탕으로 행복과 성공의 중요한 요소가 ‘좋은 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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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긴 행복 탐구 보고서(원제 The Good Life)(로버트 월딩거·마크 슐츠 지음)에서는 약 85년 동안 하버드 대학에서 연구한 결과를 바탕으로 행복과 성공의 중요한 요소가 좋은 인간 관계라고 말하고 있다. 미움받을 용기2에서는 아들러의 말을 인용해 행복의 본질은 공헌감이라고 했다. 공헌은 나눔이나 기여라는 표현으로도 이해할 수 있다. 우리는 좋은 관계를 맺는 것을 넘어 누군가에게 작은 도움이 되는 삶을 살 수 있다. 이렇게 되었을 때 우리의 삶은 한층 좋아질 것이다.

 

2019년 말 처음 인체 감염이 확인됐다는 의미에서 명명된 '코로나-19' 바이러스는 2020년 이후 한국 사회 전반에 걸쳐 변화를 가져왔다. 당시 학령기 청소년들은 비대면 수업과 활동에 참여했고, 모여서 하는 일들이 어려워졌다. 코로나19 팬데믹(COVID-19 Pandemic)이 한창이던 시기에는 대면 모임과 행사들이 취소, 연기되거나 온택트(Ontact) 또는 언택트(Untact)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재택 학습이나 재택 근무는 자연스러워졌다. 이로 인해 개인주의가 강화되고, 점차 모여서 함께 하는 일들에는 다소 어려움을 느끼게 된 것 같다.

 

필자가 활동하는 익산청소년자치공간 다꿈에는 많은 어린이, 청소년들이 방문한다. 대부분은 공간에 와서 쉬고 놀거나 공부를 한다. 어떤 청소년들은 매주 모여 자치 회의나 다양한 참여 활동을 한다. 다꿈에서는 이런 조직을 청소년 자치기구나 동아리 라고 부른다. 만화를 주제로 활동하는 우화단이라는 팀이 있다. 올 해로 3년째 활동 중이다. 이들은 자발적으로 거둔 회비를 가지고 케이크를 구입해 회원들의 생일을 축하하고, 스스로 기획하여 진행한 만화 전시회를 마치고 난 후에는 서로 안아주며 격려하고 지지한다. 또한 우화단 청소년들은 특별한 일이 없다면 매주 모여 함께 만화를 그리며 상대방의 성장에 도움이 되는 말을 하면서 서로의 진로를 응원한다.

 

이전에 필자가 공동 연구자로 참여했던 <군산시 청년정책 방향 설정을 위한 청년 실태조사 연구보고서>(2021)에는 청년들이 지역에서 삶을 살아가는 가장 중요한 이유로 부모님과 가족들이 있는 안전한 공간(안정감, 안정성)’이라는 키워드가 존재했다. 최근 인구, 지방 소멸이 많이 언급되면서 청소년과 청년에게 물리적 보전이나 지원 등을 하고 있다. 물론 이런 정책도 좋고 필요하겠지만, 앞선 연구보고서를 통해 안정감 있는 공동체와 네트워크의 필요성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청소년과 청년들이 편안한 네트워크에 참여하면서 안정감을 느끼고 지역에 대한 애착이 생긴다면 이들은 지역을 떠나지 않을 수도 있을 것이다. 물론 이 때 개인들의 노력도 함께 있어야 한다. 관계를 끈끈하게 하는 친밀감은 저절로 만들어지지 않고, 무엇보다 각자의 자발적인 참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프리츠 오르트만(Fritz Ohrtmann)<곰스크로 가는 기차>에 실린 단편 중 하나인 <배는 북서쪽으로>에서 어디로 가든 그건 전혀 중요하지 않아요. 우리는 같은 선실이잖아요라는 구절이 나온다. 우리의 삶에서 성취, 방향, 목표도 중요하겠지만, 우리에게는 함께 하는 사람과 공동체가 있다는 것을 먼저 꼭 기억해주면 좋겠다.

 

성공하면서 행복하고 싶은가? 그렇다면 좋은 관계를 맺어갈 수 있는 공동체에 참여하는 것부터 시작해보자. 그리고 가능하다면 그 안에서 내가 속한 공간이나 지역사회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일들을 꾸준히 실천해보자! 참여하는 순간부터 변화는 시작되고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