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생각

청소년들은 꿈꿀 수 있는 권리(일명 '꿈권')가 있다

오성우 2016. 6. 10. 19:40

초등학교 때, 나의 첫 번째 꿈은 대통령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약 25년 전에는 대부분의 아이들이 그렇게 얘기했던 거 같다. 내가 왜 대통령이 되고 싶었는지에 대해서는 사실 잘 생각이 나질 않는다. 그 이후, 나는 초등학교 때, 또 다른 꿈을 꾸었었는데, 그 꿈은 바로 판사였다. 현재 나는 청소년 활동 현장에서 청소년들을 만나고 있는 청소년활동가이고 사회복지사이다.


1995년은 교육부에서 실시한 5.31교육개혁에 의해 청소년자원봉사활동이 의무화되었던 해이다1. 1995년에 나는 중학교 2학년이었고, 이 정책에서 언급된 의무적인

봉사활동을 하기 위해, 어느 장애인 생활시설을 갔던 적이 있었다. 시설에서 자원봉사활동을 하면서, 나는 갑자기 내가 나중에 크면 이런 사회복지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이 시기에 나는 약 5시간이 소요된 만성중이염 수술을 했었고, 몸이 많이 약했었는데, 이런 나의 상황이 그런 생각이 더 들게 했던 것 같다. 나중에 내가 크면, 아프고 힘든 사람을 돕는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막연히 했다.


고등학교 시절 동안, 절실하게 사회복지사 라는 직업을 생각한 적은 없다. 이 때에도 여전히, 나는 내가 몸이 많이 약하니까 누군가를 도우면서 살고 싶다 라는 생각만 했을 뿐이다. 그러면서 고3 때 서울시립대학교 사회복지학과를 목표로 삼게 되었다. 1999년 수능시험을 보았다. 시험 결과, 평소 나의 평균 점수보다 상당히 낮은 점수를 받았고, 내가 꿈꾸었던 학과를 갈 수 없게 되었다. 점수를 맞추어 간 학과가 경영학과였다. 부모님과 어른들이 경영학과가 취업이 잘된다며, 이 곳을 가라고 하셨다. 나는 허탈한 마음을 안고 전북대 경영학과를 입학했다. 이후에 복수전공을 통해 사회복지학을 복수전공 했고, 대학원은 동대학의 일반대학원 사회복지학과에 입학, 졸업을 했으며, 현재 박사과정에 있다.


지금의 나는 어렸을 때, 꿈꾸었던 것과는 완전 다르게 되어있다. 그렇다면, 나는 꿈을 이루지 못한 것인가? 행복하지 않은 것인가? 그렇지 않다. 나는 행복하다. 진짜 내가 좋아하고, 사랑하는 일을 찾았고, 미션과 비전을 찾았기 때문이다.


지금의 기성세대와 사회는 청소년들에게 꿈을 꾸라고 강요하고 있다. 아니 어쩌면

어떤 직업을 가질 것인지를 빨리 결정하고 준비하라고 강요한다는 표현이 더 적합할 수 있겠다. 이제는 초등학교 이전인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에서는 꿈과 진로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아이들 및 청소년들과 자신이 좋아하는 일, 활동 등에 대해 함께 소통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직업을 선택할지에 대해서만 이야기를 하고 있다. 어느 때는 더 나아가 부모님과 어른들이 어린이 및 청소년들에게 자신이 원하는 바를 투영시키기도  한다. 자신들이 원하는 직업을 자신의 아이들에게 강요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사회와 어른들은 그것을 꿈이라고 말한다.


나는 명백히 이것이 어린이 및 청소년들의 꿈꿀 권리를 침해하는 인권침해라고 생각한다. 사회와 어른들은 어린이 및 청소년들이 자신의 삶에 대해 고민하고 꿈꿀 수 있는 시간을 줘야하며, 생각할 수 있는 과정을 만들어주어야 한다. 그리고 그것들을 마음 껏 실현해보고 연습해볼 수 있는 장을 마련해주어야 한다.  또한 어린이 및 청소년들이 스스로 자신의 꿈을 선택하고 책임질 수 있는 힘을 갖게 해주어야 한다. 이런 과정 가운데 어린이들과 청소년들은 진짜 자신의 꿈에 한발짝씩 더 다가갈 수 있는 것이다.


어린이 및 청소년들의 진로는 계획적일 수도 있고, 계획적이지 않을 수도 있다. 어떤 청소년들은 체계적으로 자신의 직업 및 진로에 대한 계획을 세우며 준비하기도 하지만, 사실 대다수의 청소년들은 그렇지 못하다. 크롬볼츠의 계획된 우연이론에 의하면, 우리 삶의 모든 진로는 처음부터 계획된 것에 의한 것이 아니다.2

그렇기 때문에 우리 사회와 기성세대는 청소년들을 향해 조금 더 기다려줄 수 있는 여유가 필요하며, 어린이 및 청소년들이 진짜로 원하는 꿈에 대해 수평적으로 소통하고자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청소년들은 꿈꿀 수 있는 권리(일명 '꿈권')가 있다. 나는 청소년들이 당당하게 이런 권리를 누렸으면 좋겠다. 그리고 나는 청소년들이 사회와 기성세대에게 "아직 나는 꿈꿀 수 있고, 무엇이든지 할 수 있는 사람이다"라고 말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모든 권리에는 책임이 뒤따르듯이, 청소년들 역시 자신의 꿈권에 대한 책임을 져야한다. 나의 꿈을 위해, 내 삶을 위해 나는 지금 무엇을 어떻게 최선을 다하고 있는지를 스스로 돌아봐야 한다.


청소년들이 당당하게 꿈권을 누렸으면 좋겠다.


  1. http://vc1365.tistory.com/597 [본문으로]
  2. 참조사이트: http://blog.naver.com/PostView.nhn?blogId=visionfarmer&logNo=80165605571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