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에 마일리지 제도가 있다. 개인이나 학교에 이로운 활동을 했을 때 마일리지를 적립한 뒤 장학금으로 전환하거나 포상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 이 제도의 활용은 학교마다 다소 다르다.
필자는 청소년을 현장에서 만나왔기 때문에 인권침해 등 상벌점 제도의 폐해에 대해서 인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번에 듣게 된 대학생들의 마일리지에 대해선 다소 충격적이었다. 그런 마일리지 제도와 주체적, 자발적 참여의 관계에 대해서도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다.
첫째, 마일리지 제도는 자칫 대학생들의 주도적이고 주체적인 참여를 방해할 수 있다. 선한 마음과 의지, 도덕성에 의지해 마땅히 해야할 일들이 있는데, 그 어떤 유인책 없이는 참여하지 않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는 것이다.
한 대학생은 이렇게 말했다. “많은 대학생들이 자신에게 이로운 활동들, 예를 들면 마일리지 점수가 있는 활동 등과 같은 동아리로만 많이 몰리게 되요. 올바른 가치와 목적이 있는 활동일지라도 그 안에 어떤 유인책이나 장치가 없으면 그곳에는 사람들이 잘 모이질 않아요.”
자원봉사나 조직을 유익하게 하는 참여활동 등은 당연하고 마땅히 해야할 일이다. 그러나 마일리지 제도, 또는 그 매커니즘에 적응된 대학생들은 자신에게 가시적으로 도움되지 않거나 공동체를 위한 활동에는 참여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둘째, 마일리지 제도가 물질 만능주의를 더욱 부추길 가능성이 있다. 한 대학에서는 마일리지를 실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었고, 기숙사 벌점 등을 감할 수도 있었다. 이 같은 기제에는 물질 만능주의가 자리 잡았다고도 볼 수 있다.
그런 면에서 쌓여진 마일리지를 동아리 활동을 통해 사회에 도움되는 활동을 할 수 있는 제반책, 예를 들면 기금 등으로 사용하거나 참여형 기부활동으로 진행한다면 그 의미를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다시금 대학생들의 주체적이고 자발적인 참여가 회복되어야 한다.
주체적으로 자신들에게 문제가 있는 구조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다 함께 그 대안도 모색할 필요가 있다. 눈 앞의 마일리지도 중요하겠지만,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려는 주체적 참여, 공동체 조직과 연대 등은 이후 대학생들의 삶에 더 중요한 요소들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
기사원문: http://www.sjb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534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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