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성우의 하이스토리(Hi Story)

청소년은 존재 그 자체로 소중한 주체(새전북신문, 2017년 3월9일자)

오성우 2017. 3. 9. 15:34

필자는 청소년활동가들이 중심이 되어 독서와 토론, 지역 내 대학생과 청년들의 지원활동 등을 하는 모임 한 곳에 참여하고 있다.
요즘 모임에서 ‘피로사회(저자 한병철, 옮긴이 김태환)’를 읽고 있다. 저자는 현재는 규율사회에서 성과사회로 전환되고 있다고 말한다. 규율사회에서는 타인과의 경쟁(상대적인 경쟁)이 주요한 이슈였다면, 성과사회에서 자신과의 경쟁(저자가 말하는 절대적인 경쟁)이 주요한 이슈가 된다는 것이다.
또한 저자는 이 책을 통해 “피로사회는 자기 착취의 사회다. 피로사회에서 현대인은 피해자인 동시에 가해자이다”라고 말하고 있다. 그러면서 이 책의 역자인 김태환은 “한병철은 시스템이 이상적인 자아가 되고자 하는 개인들의 욕망으로 지탱되고 있다면, 개개인이 그러한 욕망의 허구성에 대해 각성하는 데서 비로소 시스템의 변화도 시작될 수 있다고 보는 듯하다”라고 말한다.
어떤 이들은 책에서 말하는 내용의 일부에 대해 동의하지 않을 수도 있다. 중요한 건 이 책에서 언급하고 있는 피로사회, 성과사회, 절대적인 경쟁, 욕망의 허구성에 대한 각성 등과 같은 개념들이 개인의 삶과 활동을 성찰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에 청소년들에게는 다양한 활동과 역할이 기대된다. 학교에서는 학생으로서 공부를 열심히 할 것과 다양한 스펙을 쌓기를 기대한다. 사회에서는 꿈과 창의성을 가질 것을 기대한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이 청소년들을 위한 것이라고 말하며, 더욱 열심히 할 것을 강조한다.
이런 과정에 놓여있는 우리 청소년들의 마음은 어땠을까? 무엇을 해내야하는 주체로서의 청소년이기 전에 한 인간으로서 존중받아야 하는 청소년인데, 우리는 그런 청소년을 존재 그 자체로 바라봐주기는 했을까?
사실 이런 질문들은 다른 누군가가 아닌 청소년활동가로서의 나에게 던지는 질문이다.
이 책을 읽으며, 필자는 앞으로 청소년들과 소통하는 과정 가운데 우선으로 그 청소년을 존재 자체로서 깊이 이해하고, 관계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다시금 해보았다. 그리고 필자 역시 먼저 내가 누구인지에 대해 깊이 성찰하고 반성하며, 내 욕망의 허구성에 대한 각성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을 해보게 되었다.
/청소년자치연구소 사무국장 


기사원문: http://www.sjb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5406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