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성우의 하이스토리(Hi Story)

청소년들이 상상하는 마을, 과연 현실이 될 수 있을까?(새전북신문 2017년 8월2일자)

오성우 2017. 8. 23. 09:16

필자는 2017 청소년이 행복한 지역사회 조성 시범사업에 참여하며, 청소년들이 상상하는 행복마을이 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전제조건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첫째, 실제 청소년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사용될 예산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더 나아가서는 그 예산들을 청소년들이 직접 집행해 볼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는 것이다. 청소년들과 함께 지역 예산서를 살펴보며 공부를 하다보니, 청소년들의 제안은 예산과 연결되어야 함을 알 수 있었다. 실질적인 청소년들의 참여 담보와 정책 및 의제의 반영은 청소년들이 상상하는 행복 마을을 만들어가는 초석이자 기본이 될 것이다.

둘째, 대다수의 청소년들은 학생이다. 그렇기 때문에 청소년 정책은 교육 정책과 함께 갈 수 밖에 없다. 그러기에 지자체와 지역교육청 및 청소년 주체들의 긴밀한 소통 체계, 정책 제안과 평가 체계 등이 마련되어야 한다. 이와같이 다양한 주체 및 조직이 함께 협력하고 소통해야 할 것이다. 

셋째, 청소년 자치기구, 동아리들이 자신들의 활동을 통해 실제적인 청소년 정책까지 연결하여 제안할 수 있는 과정이 필요하다. 청소년 자치활동이나 동아리 활동은 자신의 삶과 밀접히 관련 있는 정책이나 제안활동 및 사회참여활동과 연계해야 한다. 결국은 이런 과정에서 정책 제안을 통해 지역 기여를 한다면 그것은 하나의 봉사활동이 될 것이며, 다양한 조사, 토론 활동을 통해 지역사회를 깊이 이해하다 보면 자신의 진로를 고민하고 탐색하는 데 주요한 도움이 될 것이다.

넷째, 청소년들과 비청소년들의 참여에 대한 개념이 바뀌어져야 한다. 청소년들을 들러리 세우는 참여가 되면 안된다. 이미 어른들이 다 결정해 놓고, 거기에 청소년들이 단순히 참여하는 것도 안된다. 형식적인 참여가 아니라, 직접 자신의 문제와 삶에 청소년 당사자들이 개입하고 참여해야 한다. 

몇 년이 걸릴지 모르겠지만, 일단 나부터 시작하는 게 중요하다. <우리 독립 청춘>의 배지영 작가는 영화 <암살>에서 독립운동가 안옥윤이 한 말인 “알려줘야지. 우린 계속 싸우고 있다고.”를 인용하면서 '균열'이라는 단어를 말한다. 소도시 청년들이 뜨겁게 살아가는 얘기를 쓴다 한들 지금 당장 바뀌는 건 없다는 것을 수도 있으나, 이런 것들이 자꾸 균열을 일으켜 언젠가는 궁극적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 우리는 지금 시범사업을 이제 겨우 하나 진행하고 있을 뿐이지만, 이를 통해 파생될 또 다른 균열을 기대해본다. 그리고 이 균열이 언젠가는 진짜 청소년들의 참여가 담보되어, 자신들이 상상하는 마을과 지역사회를 만드는 그 날이 오기를 진심으로 바래본다. / 오성우 청소년자치연구소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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