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전 이맘때 쯤이었던 것 같다. 나는 2013년 6월30일자로 약 7년여간 몸담았던 조직을 떠나 지역에서 백수로, 프리랜서로 활동하고 있었고, 정건희 소장님은 이 시기에 전국을 누비며 프리랜서 활동을 하고 있었다. 전화가 와서 들꽃청소년세상에서 진행하는 자립식에 함께 가겠냐는 제안을 주셨다. 들꽃의 김현수 이사장님은 그 전부터 소장님을 통해 알고 있었다. 민간 청소년활동지도자과정을 기획, 진행하면서 강사로 매번 모셨고, 이사장님의 활동 내용을 듣고 많은 감동과 도전을 받았었다. 들꽃 청소년들이 자립을 하는 행사라!? 언뜻 머리에 그려지진 않았지만, 평소 신뢰하는 소장님의 제안이었고, 이사장님께서 몇 번 들었던 들꽃의 활동을 직접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라 생각해 함께 하기로 했다.
그 날 밤 나름의 신선한 충격이 있었다. 이 곳에 세세한 내용은 나열할 수 없고, 중요한 건 당일의 자립식은 기존에 내가 경험하고 알았던 보통의 행사와는 달랐다. 형식적인 내용들은 걷어내고 실제적인 내용 중심으로 채워졌고, 당사자 청소년들이 주인공이 되는 따뜻함이 느껴지는 날로 기억한다. 그로부터 나는 매년 자립식에 참여하게 되었다. 2014년까지는 들꽃을 응원하고 지지하는 사람으로써, 2015년부터 작년까지는 들꽃의 실무자로 함께 하게 된 것이다.
자립식은 한 해 동안의 들꽃 청소년 활동을 함께 공유하며, 후원자님들께 감사하는 자리이다. 또한 이 날의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19세 청소년들을 마음껏 축복해주고 격려해주는 시간이기도 하다. 대략 1개월 후면 스무살이 되고, 세상에 나가 자립해야 하는 청소년들을 말이다. 기쁨과 아쉬움, 웃음과 울음이 교차하는 시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쨌든 긍정과 도전의 메세지를 던져주기 위해 이 날 하루 만큼은 더욱 밝게 축제처럼 진행이 되어왔다.
원래 올 해의 들꽃 자립식은 해외 들꽃 지부의 청소년들도 소수 초청하는 등 2020들꽃 국제청소년축제와 함께 더욱 성대하게 진행될 계획이었다. 하지만 2월초부터 불거진 코로나로 인해 실무진 내에서는 많은 고민이 있었다. 하지만 다양한 플랜을 준비하며 철저한 대비를 했다. 8월 초까지만 하더라도 50명 내외의 사람들이 초청하여 자립식을 진행해보고자 했으나 이후 급격히 나빠진 상황으로 인해 결국 자립식은 방송으로 하기로 결정했다.
프로그램 진행의 공간만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달라졌을 뿐 그 외에 변한 건 없었다. 원래의 목적과 취지에 맞게 자립식과 2020들꽃국제청소년축제가 진행될 예정이었다. 기존에 한번도 시도하지 않았던 방식이었기에 다소간의 걱정은 있었지만, 들꽃의 선생님들과 청소년, 후원자님들은 하나가 되어 하나씩 내용을 채워갔다. 자립생들의 프로필 촬영현장과 함께 들꽃 선생님들의 깜짝 이벤트가 담긴 영상, 2020년 3개의 국내 지부와 3개의 해외 지부의 풍성한 활동이 담긴 우리들의 성과 발표 영상이 26일 들꽃 유튜브 채널을 통해 전파를 탔다. 들꽃 청소년과 실무자들의 변화와 성과가 담긴 책 '독립 시속km'의 북토크콘서트도 라이브로 무사히 진행되었다. 약 1시간10분여 시간 동안 100여명이 넘는 들꽃의 후원자, 청소년, 실무자가 함께 방송을 시청하며 서로를 격려하고 감사하는 자리가 되었다. 서로 직접 대면하며 축복하고 소통하지는 못했지만, 서로를 향한 따뜻한 마음은 방송과 댓글을 통해 충분히 전달되고 있었다.
이번 진행된 2020 자립을 향한, 들꽃 TOGETHER "함께하는 발돋움 품"을 통해 앞으로도 우리 들꽃인들은 어떤 상황과 조건 속에서도 우리의 선한 목적과 가치를 위해 만나서 소통할 수 있고 교감할 수 있겠다는 걸 알게 되었다. 시간과 공간이 중요한 게 아닌, 사람이 중요하다는 것을 새삼 깨달을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또한 이 모든 건 나 혼자가 아닌 함께 했기에 가능했으며, 서로 '덕분'이었기에 가능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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