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5일 어린이날이었지만 코로나로 인해 어린이 행사들이 모두 취소되는 상황이었다. 전날 밤 언니와 통화를 하며 어린이날인데 아이들하고 무엇을 하면 좋을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언니도 초등학교 4학년 아들과 어디를 가면 좋을지 고민하고 있다 말했다. 옆에서 우연히 통화를 들은 남편이 “그럼 내일 아이들하고 발산 일대와 임피 근처 유적지 갔다가 맛있는 거 먹고 들어오는 건 어때?”라고 말했다. 그렇게 우리들의 번개 군산 여행이 성사되었다.
우리의 여행지는 주로 야외였지만, 철저하게 방역수칙을 지키면서 차 안이나 밀폐된 공간에서는 마스크를 쓴 채로 움직였다. 첫 번째 방문 장소는 발산초교 뒤편에 있는 시마타니 금고였다. 남편을 일일 운전사와 가이드를 자처했다. 최근 구입했다던 배지영 작가님의 [도슨트 군산]이라는 책의 내용을 바탕으로 열심히 설명을 해주었다. 두 번째는 발산리 오층 석탑과 석등이었다. 설명판에 있는 내용 함께 읽으면서 공부했다. 세 번째의 방문지인 임피역사 근처에서는 자유롭게 산책을 하며 맑은 공기를 마음껏 마실 수 있었다. 현재 4학년인 주원이는 요즘 학교에서 ‘군산학’을 배우면서 임피역에 대해 들은 적이 있다고 했다.
멋진 풍경을 눈과 마음에 담고 우리가 다음으로 이동한 곳은 대야에 위치한 짜장면 맛집이었다. 군산 토박이 지인으로부터 추천받아 간 그곳의 음식은 황홀 그 자체였다. 멀리까지 나가지 않더라도 이렇게 역사적 의미와 맛이 살아 숨 쉬는 장소들이 너무나도 많은 군산이 참 좋다.
* 본 글은 2021 <눈에 담아 마음을 쓰다> 군산관광 포토투어 에세이 공모전에 참여했던 글이다. 탈락했지만, 소중한 기록이기에 개인 블로그에 남겨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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