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신문칼럼】공부의 진짜 의미

연구, 조사, 공부하다라는 뜻을 지닌 영어 단어 study는 ‘전념하여 노력하다. 갈구하며 몰두하다’라는 라틴어 스투데레(studere)에서 유래했다.교육이라는 뜻을 지닌 Education의 어원은 라틴어 ex(밖)와 ducere(이끌다)에서 유래됐으며, 사람들은 이를 근거로 내 안의 잠재된 능력들을 밖으로 이끌어내는 것을 교육이라고 해석한다. 공자의 <논어>에는 삼인행필유아사(三人行必有我師)라는 말이 나온다. 세 사람이 길을 가면 그 중 반드시 나의 스승이 있다는 뜻이다. 이렇듯 우리는 서로가 서로에게 어디서든 배움과 성장을 줄 수 있다.

 

유난히 무덥기도 하고, 비도 많이 왔던 지난 여름 익산청소년자치공간 다꿈 청소년자치기구의 청소년들은 주체적인 참여에 기반한 체험과 경험을 통한 청소년 활동으로 공부와 교육을 실제화했다. 바리스타 자치기구 다꿈다방의 청소년들은 며칠 동안 지역 축제의 부스활동 진행 연습에 여념이 없었다. 이들은 지역 Youth 페스티벌에 참여하는 사람들에게 음료를 제공하며 청소년 참여, 자치, 꿈의 중요성에 대해 알리기로 결정했다. 컵 홀더에는 ‘청소년도 시민입니다’, ‘청소년 참여, 자치의 시작!’이라는 문구를 직접 적었다. 부스 활동 전날 늦게까지 청귤에이드 등의 음료 제작을 위한 레시피 습득에 집중한 청소년들은 제작한 음료를 다꿈 방문 청소년들에게 제공하는 깜짝 시음회도 운영했다. 시식에 대한 평가를 바탕으로 또 다시 연습에 돌입하는 청소년들을 보며 열정이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이 모든 과정에는 청소년들의 실제적인 참여와 공부가 있었다.

 

영상미디어자치기구 익.잘.알(익산을 잘 알리자)의 청소년들은 방학 내내 영상 기획, 촬영, 편집 등에 대해 전문가로부터 교육을 받았고, 개학 후 몇 차례 지역 전문가 인터뷰를 진행했다. 촬영된 영상을 가지고 직접 편집하는 시간도 가졌다. 이 외에도 다꿈 ‘작지만 확실한 변화’ 프로젝트의 환경, 건강, 문화예술, 정신건강 분과에 참여했던 청소년들은 지역사회 곳곳에서 관련된 전문가 멘토를 만났다. 청소년들은 야생벌이 살아갈 집을 만들어 인근 공원에 설치했고, 익산의 주요한 공간들(예: 지역 시장 등)을 찾아다닌 후 많은 이들의 기억 속에 남기 위한 그림을 그렸다. 신체와 정신 건강에 대해 공부하며 지역사회 사람들에게 올바른 관련 정보를 전달하는 캠페인 활동도 운영했다.비가 오든지 폭염이 있든지 청소년들은 참여하는 활동에 최선을 다했고, 이를 통해 자기 삶을 다스리는 힘들을 자연스럽게 길러가며, 지역사회에 애착을 느꼈을 것 같다. 

 

환경, 건강 등 삶에 실제 필요한 지식들을 배웠고, 이를 내 삶에 적용해봤으며, 시행착오를 통해 내 것으로 체화시킬 수 있었다. 과정 가운데 공동체에서는 종종 갈등도 있었지만, 수평적인 소통 안에서 스스로 해결하는 방법을 배워갔다. 다양한 지역사회 사람들, 청소년들과의 만남, 소통을 통해 관계력도 키워졌다.

 

많은 기성세대들과 어른들, 심지어는 청소년들과 대화를 하다 보면, ‘공부한다’는 것을 주로 지식적인 내용들을 습득하거나, 시험 점수를 잘 받기 위한 학습으로만 치부하는 경향이 많다. 물론 이런 과정도 분명 공부는 맞다. 다만 4차 산업시대와 글로벌 지구촌 시대에 우리는 공부의 개념을 조금 더 폭넓게 바라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앞으로는 공부나 교육이 인지적인 차원을 넘어서서 직접적인 참여나 체험을 통한 정서나 감정적인 차원까지 확장되며, 창의적으로 도전하고, 모험하는 다양한 활동들로 인식되고 실제 그렇게 되었으면 좋겠다.

 

내가 좋아하고 흥미 있는 것에 최선을 다해 노력하고 몰두하다 보면 자연스레 내 안의 잠재력들이 발견될 수 있으리라 믿는다. 또한 아직 발견하지 못한 잠재력이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당장 즐겁고 열심히 참여하며 노력할 수 있는 활동에 몰입하다 보면 자연스레 다양한 역량들이 길러지고 내가 하고 싶은 일에 어느새 한 발짝 더 다가가 있을 것이다. 

 

원문출처: http://www.iksannews.com/default/index_view_page.php?part_idx=243&idx=643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