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이야기

헤아릴 수조차 없는 할머니의 사랑

오성우 2026. 1. 15. 19:36
새해 맞이하여 외할머니께 인사드리러 갔다.
할머니는 내 손을 꼭 잡고 놓지 않으며, 연신 "수고했다. 정말 수고했다."고 말씀하셨다. 목소리에는 약간의 떨림이, 눈에는 눈물이 맺혀 있었다.
2년전 생애 처음으로 집을 구입하고 할머니를 초대하여 식사 대접을 했을 때도 오늘과 비슷한 분위기, 느낌이었다. 그 때도 집 장만하느라고 애썼고 고생했다고 계속 말씀해주셨다.
할머니는 조금 젊은 나이에 외할아버지와 사별 후, 오남매를 홀로 키워오셨다. 미망인이 어려운 시기에 자녀 다섯을 키워오셨으니 그 고생을 어떻게 다 말할 수 있으랴! 오늘 울 엄마에게 외할머니께서 너무 힘든 시절에는 생쌀을 씹어드실 때도 있어 나이 들어 치아가 많이 상하신 것 같다는 얘기도 들었다.
그런 할머니께 자녀를 대학에 보내고, 집을 장만하는 게 얼마나 중요하고 큰 일이었을까 라는 생각을 해본다. 그 힘든 일을 할머니 보시기엔 애기같은 내가 해냈으니 얼마나 대견하면서도 본인의 삶과 오버랩 되셨을까!
할머니가 내 손 꽉 잡으며 수고했다고 계속 말하실 때 나도 울컥했다. 할머니의 사랑이 진하게 다가왔다. 그리고 그 동안 너무 힘든 삶을 잘 견뎌내신 게 너무 뭉클했다. 그리고 감사했다. 또 할머니가 더 건강하시고 평안하시길 맘 속으로 간절히 기도했다.
이래 저래 모으신 용돈, 소일거리로 수확하여 판매를 통해 버신 것들을 합쳐서 상당히 풍성한 금일봉을 내게 내미시며 적은 돈이지만 필요한 거 사라고 말씀하신 할머니. 절대 적거나 작은 돈이 아니다. 세상 그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는 마음이다.
할머니께서 좋아하시는 치킨 한 마리 튀겨 갔다. 가장 좋아하시는 날개와 목 부위를 드시고 너무 맛나게 잘 먹었다고 말씀해주신다.
오히려 내가 드리는 건 적고 소박하며, 할머니께서는 늘 내게 더 큰 것을 주시나 늘 더 주지 못해 아쉬워하신다. 이런 할머니의 모습을 보며 하나님의 은혜, 예수님의 사랑, 부모님의 사랑을 느낀다.
나도 이런 사랑을 내 가족, 교회 식구들, 지역의 청소년들, 지역사회의 이웃들에게 전하며 살고 싶다. 주님 오시는 그 날까지.
p.s: 사진은 내가 큰이모에게 할머니집 왔다고 말하며 새해 인사 전화드리고 있을 때 아내가 찍어준 사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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