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생각

사회복지의 정체성은?

오성우 2009. 11. 9. 00:14

나는 사회복지학을 전공했다. 사회복지사 자격증 1급이 있으며. 학부 시절과 대학원 시절에 다양한 사회복지 관련 활동에 경험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졸업 후 내가 온 곳은 그런 부분과는 약간 다른 곳이었다.

사회복지쪽이라기 보다는 청소년계에 가까웠고, 복지쪽이라기보다는 활동쪽에 가까웠다.

이 곳 YMCA에서 주체성, 자발성, 생명, 평화, 리더십. 민주주의에 대한 것을 배웠고, 관련된 활동들을 끊임없이 해왔다. 그리고 지금도 여전히 하고 있다.

 

최근 사회복지 관련 도서들을 읽으며, 관련된 매체물을 보며, 관련된 사람들을 만나며 상당 부분 내 안에 고민거리와 딜레마들이 존재한다. 이는 사회복지계 vs 청소년계에 대한 단순한 이분법적인 딜레마는 아닌 것 같다. 내가 사회복지사인지 청소년지도사인지도 중요한거 같지는 않다.

 

정말 중요한 것은 내가 정말로 제대로된 휴먼서비스 일을 하고 있느냐인 것 같다.

 

사회복지를 공부하며 다양한 도서와 많은 교수님들은 사회복지사의 정체성은 자원연계라고 하셨다. 또한 사회복지라는 것은 지역사회 주민들이 자신들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이라고도 하셨다. 뭐 더 넓은 의미(광의의 의미)로 보자면, 정책적인 이야기들이 나올 수도 있고, 제도적인 정의들이 나올 수도 있다고는 생각한다.

 

어쨌든 요즘에 사회복지계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일들과 내용들을 보면 상당부분 소위 교과서적인 측면에 충실하는 거 같기는 하다. 그런데 과연 그것이 정답일지에 대해서는 상당히 의문이 들어간다. 요즘에는 사회복지를 잘하는 사회복지사는 마치 많은 자원연계를 하고, 많은 프로젝트를 수주하는 사람인 거 같다. 그게 능력있는 사회복지사며, 제대로 사회복지를 하고 있는 것으로 치부되는 거 같다. 그런데 우리는 이 부분에서 상당히 많은 고민을 해봐야한다. 그것이 진짜 사회복지의 목적이며 가치인지를 말이다.

 

앞서 얘기했듯이 이 곳 YMCA에 와서 청소년들의 자발성, 주체성 얘기를 수도 없이 들었으며, 그에 대해 수 없이 토론하고 논의했다. 그것에 사회복지의 진정한 가치와 목적이 있다고 믿었으며 그를 바탕으로 실천하려고 노력했다. 그런데 과연 내가 지금 잘하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이런 패러다임과 방식들이 우리 청소년들에게 얼마나 잘 먹혀들어가는지 모르겠다.

 

주체성과 자발성에 대한 얘기를 할 때 어떤 청소년은 가끔 나에게 또 책임을 떠 넘기려한다는 얘기를 농담삼아 한다. 그래도 가끔 그 얘기를 들으며 곰곰히 생각해보면 그럴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본다.

 

그러나 여전이 클라이언트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며, 자치하는 삶을 살 수 있도록 제안하는 것이 철저히 민주적인 것이며, 평등적인 것이라 생각한다. 인권적인 것이며, 소통적인 것이라 생각한다.

 

예전에 나는 사회복지를 공부하며 정말 훌륭한 사회복지사가 되야겠다고 다짐했다. 자원연계를 정말 멋지게 잘하는 사회복지사가 되야겠다고 생각했다. 큰 프로젝트를 많은 기관 단체들과 멋지게 해서 결국에는 클라이언트에게 도움을 주어야 겠다고 생각했다.

 

과연 그럼 그 과정 안에 있는 클라이언트들은 행복할까?

좋은 자원이 잘 연결되면 행복한 것일까?

훌륭한 프로그램 안에 있는 클라이언트들은 행복할까?

 

결국 나는 계속 언급했듯이 사회복지의 정체성은 클라이언트가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하는데 있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바로 주체성이고 자발성이며 자치성이라고 생각한다.

그래도 여전이 이 안에는 많이 고민들이 있다. 어디까지가 자발성이며 주체성이고 의존성인지.....

 

사회복지사는 자원연계자가 되어야 한다

그것이 때로는 물질적인 자원연계일 수도 있지만, 그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정신적인 자원연계라 생각한다.

희망을 전달해주고, 역량을 강화시켜주며, 사람과 사람사이의 공동체성의 소중함을 알려줄 수 있는 그런 자원연계들...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p.s: 요즘에 동아리지원사업이라든지, 학교에서 아이들에게 다양하게 지원하는 내용들을 바라보며 참 많은 고민이 든다. 3년전에는 동아리지원금이 없어도 아이들이 활동을 참 잘했다. 오히려 더 열심히 했던 거 같다. 돈이 개입되니 아이들이 돈에 의존한다. 그깟 몇 푼에 아이들이 자존심이 많이 상하는거 같다. 정신이 살아 있고, 가치가 살아 있다면, 물질과 돈을 우리가 지배하며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