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자치연구소 내 청소년실천연구위원회에서는 2021년 2월부터 연구사업과 달달포럼을 진행했습니다. 활동들은 코로나 19이후 청소년에게 닥친 어려움의 양상 파악과 청소년의 '더 나은 삶'을 위한 대안 모색에 초점을 두었습니다.
2021년 3월에는 ‘학교폭력’, 4월에는 ‘청소년기본소득’, 5월에는 ‘청소년활동의 방향과 현장 사례’에 대한 주제로 포럼을 진행했습니다. 6월에는 양의학, 한의학, 정신건강적 측면에서 코로나 19 이후 청소년의 건강에 대한 양상을 살펴보고, 대안들을 모색했으며, 7월은 ‘교육과 학교 현장의 변화 및 대안’이라는 주제로, 9월에는 ‘빈곤가구 청소년 문제와 지원방안’이라는 주제로 관련 연구자 및 실천가들과 함께 문제와 대안들을 찾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연구위원회에서 주관하는 연구의 제목은 "코로나19가 아동·청소년에게 미치는 영향분석-경제·정신 건강실태를 중심으로-"였으며, 재단법인 동천의 후원을 받아 2월부터 시작하게 됩니다. 사실 연구위원회는 2018년부터 군산 지역에 불어닥친 갑작스런 경제 위기로 어려움에 처한 청소년들에게 관심을 갖고 그와 관련한 포럼, 토론, 관련 연구 기획을 진행해왔었습니다. 군산지역은 2016년 현대중공업 가동 중단과 2018년 GM 군산 공장 폐쇄 등으로 2018년 2월에 고용위기지역으로 지정되었고, 이런 과정 가운데 연구위원회에서는 갑작스레 경제적 어려움에 처한 청소년에 집중하여 관련 실태를 파악해보고자 했던 것이죠.
이런 과정 가운데 설문지 구성까지는 완료가 되었으나 연구비 등을 지원할 기관이 없었고 내부 사정으로 인해 더 이상 진행이 어려웠습니다. 그러던 중 2020년 코로나까지 터지게 되었고, 연구위원회에서는 방향을 바꾸어 코로나19이후에 군산 지역 청소년의 경제적인 변화와 정신건강에 대한 내용들을 포함하여 연구를 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연구의 목적은 2가지였습니다. 첫째는 ′코로나 19′ 상황이 지속함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현상을 우리 지역(군산) 청소년의 경제·정신 건강 영역에서 파악하고자 실시하는 것이었고, 둘째로는 군산지역 청소년의 경제·정신 건강 현황을 파악하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청소년을 위한 대책을 마련하고자 함이었습니다.
10월에 진행된 22회 달달포럼에서는 약 6개월간 조사한 내용들의 분석 결과들을 발표하고, 행정, 정책, 청소년 관련 전문가와 청소년들의 토론을 통해 좋은 해결 방법들을 찾아보고자 했습니다. 토론자로는 배형원 시의원님(군산시의회), 김 민 교수님(순천향대 청소년교육상담학과), 안성준 팀장님(청소년 외로움 방지 및 지원조례TF)이 참여해 각각 정책과 행정 전문가, 청소년 전문가, 청소년 당사자의 입장에서 자신의 의견을 피력했습니다.
포럼의 첫 순서는 연구에 대한 결과 발표입니다. 박은아 교수님(원광대 복지보건학부)은 연구의 취지와 제언을 박경미 소장님(큼청소년행복연구소)은 연구결과를 중심으로 설명했습니다. 조사의 주된 내용은 ①코로나19로 인해 청소년이 체감하는 변화(경제 상황, 가족/주변인과의 관계, 자신의 행동, 주변상황), ②코로나19로 인한 청소년의 내적 심리상태(두려움, 불안, 일상스트레스, 우울감, 자살), ③청소년의 삶에 대한 인식(삶의 만족, 행복감, 주변인에 대한 인식, 지역사회 인식, 공동체 의식), ④코로나19 시대에 가장 필요한 서비스와 정책 등이었습니다.
연구의 주요 결과는 첫째 청소년이 코로나 19로 인해 체감한 변화는 주관적 경제적 수준에 따라 차이가 발생했고, 상대적으로 주관적 경제 수준이 낮은 집단에서 부정적으로 나타났다는 것이었습니다. 둘째로는 군산 청소년의 코로나 19에 대한 직접적인 두려움은 전국 조사결과보다 낮았으나, 일상에 대한 불안과 자살생각 등은 높게 나타났다는 것입니다. 군산 청소년의 우울감은 코로나 19가 발생하기 이전 상태와 비교 시 높았습니다. 셋째 경제적 수준이 평균 이상인 집단에서 상대적으로 지역사회 인식, 삶의 만족도, 행복감이 높았고, 군산 청소년의 삶의 만족과 행복감은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전에 조사된 전북지역 결과보다 낮은 수준이었습니다. 마지막 넷째로는 청소년들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기대하는 것은 건강하고 행복한 삶이 39.71%로 가장 많았으며, 그 다음은 좋은 일자리 확대와 경제성장이 27.17%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와 같은 결과를 바탕으로 연구팀에서는 평등한 교육기회 지원체계 확립, 청소년-부모 관계 개선을 위한 프로그램 마련, 청소년 수당 지급, 청소년의 행동 변화/주변 변화에 따른 대응체계 마련, 청소년 외로움을 관리할 수 있는 제도 마련, 청소년 정신건강서비스 강화, 청소년 정신건강에 대한 심층적인 사후연구 필요, 군산지역 청소년 빈곤이나 정신 건강 관련 체계적이고 정례적인 조사와 자료구축 등의 다양한 제언을 제시했습니다.
연구 결과 및 정책 제언에 대한 발표가 마쳐진 다음 첫 번째 토론은 순천향대 청소년교육상담학과의 김 민 교수님께서 맡아주셨습니다. 교수님은 코로나 펜데믹 이후 활발해진 온라인 세계와 급증한 비대면 활동과 같은 새로운 일상(New Normal)에 대한 몇 가지 현상들의 설명을 시작으로 코로나가 청소년에게 미친 영향과 이를 해결하기 위한 몇 가지 대안을 제시합니다.
감염병 취약 계층인 아동 청소년 인구집단을 중심으로 새로운 사회적 양극화가 주요 과제로 대두될 수 있고, 실제로 국내외 연구에서 코로나가 청소년들에게 잠재적으로 광범위하고 장기적으로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언급한 김교수님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청소년의 '자기주도성' 능력의 필요성을 말했습니다. 이 주도성은 의도적으로 길러지는 게 아닌, 공간과 시설에서 청소년들이 자유롭게 기획하고 자치 활동을 하면서 향상된다는 게 교수님의 주장입니다.
두 번째 토론자는 군산시의회 배형원 의원님입니다. 의원님은 역사적으로 위기의 시간이 지나가면 문예의 부흥이나 사조의 변화가 있어왔던 것을 언급하며, 이번 코로나 이후도 인류 발전의 계기로 삼으면 좋겠다는 말로 토론을 시작했습니다. 배의원님은 최근 3개월간 군산지역의 자살 신고 건수가 인근 지자체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음을 말씀하면서, 몇 가지 대안들을 제시합니다. 청소년들을 지원하는 관련 기관들의 네트워킹이 원활하게 되어 사각지대가 없어야 하며, 비용이 조금 더 들더라도 소그룹 형태의 활동들이 사회 곳곳에서 진행될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특히 장애나 취약 계층 청소년에게 개입하기 위해서라도 소그룹 형태의 지원이나 활동은 중요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이와 함께 기존 성과 중심의 청소년 장학제도를 탈피하고, 자기 주도형 성공 사례를 만들 수 있는 '맞춤형 장학제도'가 절실하다는 게 배의원님의 주장입니다. 이를 위해 군산시와 군산교육지원청이 이전보다 청소년들에게 조금 더 예산을 써야할 필요가 있다고 했습니다.
청소년 당사자를 대표하여 마지막 토론자로 나선 안성준 청소년은 먼저 실태조사에 나온 내용 중 청소년과 관련이 있다고 생각하는 관계, 일상스트레스, 우울감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말했고, 이어서 최근 '군산시 청소년 외로움 방지 및 지원 조례' 구성 과정에 참여하며 공부하고 느낀 점을 중심으로 몇 가지 제안을 했습니다. 안성준 청소년은 코로나 시대에 청소년들의 기본적 삶의 실현과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한 청소년 수당의 필요성을 역설했고, 온라인 청소년 활동 인프라 확충에 대한 정책의 중요성을 이어서 주장합니다. 또한 마지막으로는 청소년들에게 접근성이 좋고 낙인이 없는 상담서비스의 제공이 중요하다는 것을 이야기했습니다.
발표와 토론이 마쳐진 후, 종합토론으로 이어졌습니다. 사회자인 박은아 교수님은 본격적인 토론에 앞서 이번 실태조사가 학교나 제도권 내에 있는 학생들 중심으로 진행되면서 장애 청소년 등과 같이 특수 상황에 있는 청소년들을 많이 고려하지 못했으며 후속 조사의 기회가 있다면 그런 부분들도 함께 살펴봐야 겠다고 말하며 김민 교수님께 질문을 던졌습니다.
"토론문 내용 중에 청소년들의 자기주도성을 살릴 수 있게 지원해야 한다고 했는데, 청소년들의 자기주도성을 어떻게 세워줄 수 있을까와 관련해 조금 더 첨언해 주실 부분이 있으면 간단하게 좀 말씀을 부탁드리겠습니다."
이에 김민 교수님은 최근 프랑스 파리 내 13개의 청소년 공간에 대해 연구를 사례로 제시하면서, 청소년의 주도성이 어떤 특별한 프로그램에 의해서 의도적으로 길러진다기보다는 어떤 공간과 시설에서 본인들이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을 받고, 심지어는 프로그램의 기획까지 할 수 있도록 지원해 주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답변합니다. 이를 위해 범사회적인 실험이 필요하고, 청소년 정책과 관련해 청소년 주도성을 강조하는 자치단체장에 투표하는 것이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음을 제안했습니다.
박교수님은 다음으로 배형원 의원님께 코로나 19이후에 우리 청소년들의 삶에서 어떠한 그림을 그려줄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서 우리가 어떤 큰 그림으로 가지고 접근해야할지에 대해 첨언을 요청했습니다.
이에 대해 배형원 의원님은 기존의 성과 중심적인 장학제도에서 벗어나 조금 더 다양하게 청소년들을 지원할 수 있는 제도들의 필요성을 역설하며, 이런 제도를 통해 나타난 좋은 사례와 모델들을 널리 알리는 게 중요하다는 말씀을 덧붙였습니다.
계속해서 박은아 교수님은 청소년들에게 비전을 제시하거나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때 정형화된 틀을 벗어나는 게 중요하겠다는 말을 했고, 배의원님 역시 이에 전적으로 동의하며 군산의 영향력 있는 리더들부터 기존의 고정관념에서 탈피하는 사고방식과 행동의 확산이 필요하다고 답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안성준 청소년은 자신의 첨언 시간에 청소년 외로움 방지 및 지원 조례를 만들면서 느낀 자신의 소감을 전합니다. 청소년의 의견을 조례에 넣어보려는 노력을 하면서 청소년 정책은 당사자의 참여와 의견이 반영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가장 먼저 깨달았고, 지역사회가 청소년에게 어떻게 관심을 가지는 게 중요할지에 대해서도 고민하는 시간이 되어서 좋았다고 말했습니다.
종합토론 사회를 맡은 박교수님은 청취자 한 분의 댓글을 읽어주며 오늘의 포럼을 마쳤습니다.
"코로나라는 질환으로서 생존의 위협을 겪을 수도 있겠지만 코로나의 장기화로 집에만 머무는 시간이 많다 보니 가정폭력 등으로 인한 학대 등으로 인해 생존의 문제를 겪는 청소년들이 많을 수 있다는 점에서, 생존이라는 이 정의를 다양한 관점에서 바라봐야 되겠다"
금번 연구와 포럼을 통해 코로나19는 청소년의 경제적 상황과 정신건강 전반에 상당히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여기에서 중요한 건 이런 현상을 밝히는 것으로만 끝나면 안된다는 것입니다.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지역사회가 더욱 지혜와 지식을 모아야 할 때임을 분명히 인식하고 당사자 청소년들과 함께 이 위기를 해결해나가는 데 최선의 노력들을 해나가야 하겠습니다.
청소년자치연구소도 오늘 나온 대안, 제언, 제안들이 실제로 청소년의 삶과 지역사회에서 발현될 수 있도록 고민하고 행동하고자 합니다. 과정 가운데 많은 분들의 참여가 절실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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